야구 보면서 우는 사람

몇 달 전부터 생긴 증상인데
뜬금없는 타이밍에 갑자기 울컥해질 때가 종종 있다.
이를테면 tv에서 감성팔이하는 장면이 나올 때
평소 같았으면 코웃음이나 치고 넘겼을 것이
갑자기 목 안쪽이 뜨거워지면서 눈물이 날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이다.
다행히 정말로 눈물을 흘린 적은 없고
느닷없이 찾아온 울컥함은 그만큼 순식간에 사라진다.
원래 전혀 감정적인 성격이 아닌데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오늘은 가족들과 야구를 보러 갔다.
경기장에 들어가니 사람들이 응원가를 부르고 있는데
순간 눈물이 고였다.
그리고 스스로 몹시 당황했다.
이걸? 보고 운다고?
경기는 고작 1회초였고 결정적인 순간도 아니었는데
난 야구도 잘 모르고 기아 팬도 아닌데
우리는 하나~ 최강 기아~ 이런 가사를 함께 부르는 사람들을 보자
갑자기 울컥한 것이다.
음. 제정신이 아니군. 이라고 생각했다.

야구는 재미있었다. 졌지만.
생각해보니 겨울에 여자배구를 보러 갔을 때도 응원하는 팀이 처참하게 졌었다.
언젠가 이기는 경기를 보고 싶다.
기아타이거즈 페퍼저축은행 힘내라
그리고 나도 좀 힘을 내야겠다. 풀배터리 검사 얼마 정도 하지...?

오늘의 일기 끝

타이거즈 쏘크라테스 쏘크라테스 워어어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