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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15 오늘의 일기

slowglow01 2021. 4. 15. 23:06

무슨 말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
사실 긴 일기를 썼다. 한글파일로 4쪽이 넘는 긴 글을
3시간 동안 살풀이하듯 줄줄 적어내려갔다.
학생들을 원망하고 흉보는 내용으로 시작해서
통렬한 자기반성으로 이어지다가
힘없는 징징거림으로 마무리되는 글이었다.
세 가지 모두 거짓말이 아니다. 아이들은(정확히 말하면 특정 몇 명은) 나를 너무너무 힘들게 하고, 동시에 나는 점점 아이들을 존중하지 않는 말하기를 하고 있고, 그리고 나는 지쳤다. 오늘 3교시가 끝나고 화장실에서 울었다. 그리고 눈물을 닦고 4교시 5교시 수업을 했다. 점심 시간에 내 안의 불빛 같은 것이 꺼졌다. 말 그대로 번-아웃의 순간. 암전이었다. 그리고 그 상태로 6교시 수업을 했다. 나는 해낸다. 어떻게든 한다. 중학교 때 오래달리기를 하던 날의 기억이 난다. 체력은 진작에 바닥났지만 이를 악물고 몸을 내던지듯 계속 달렸다. 내가 독하다는 걸 스스로에게 증명하고 싶었던 것 같다. 지금도 그러고 있나.
번아웃의 암흑 속에서. 원망과 반성 사이 좁은 길에서. 계속 달린다. 내일은 체험학습을 갈 것이다. 비가 오지 않기를 빌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