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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이름뭘로하지
1. 새해(율리 체)1월 1일에 맞춰서 읽은 책. 독일에서는 16개월 동안 베스트셀러였다고 한다. .....독일 사람들 괜찮은 건가? 어쩌다 보니 새해 첫날을 어떤 백인 남성의 유년기 트라우마를 탐색하며 보내게 되었는데 그게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다.2. 나를 보내지 마(가즈오 이시구로)작년에 가즈오 이시구로의 을 읽었는데 너무 좋아서 찾아읽은 책. 근데 이 책은 더 좋았다ㅠㅠ줄거리를 굳이 설명하기에는 이미 유명한 책이고 영화로도 나왔고... 다들 아시죠? 근미래에 장기기증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복제인간 아이들이 어쩌고저쩌고. 요즘 많이 나오는 sf소설에서라면 복제인간 아이들은 운명을 거부하고 자기들만의 안온 다정 무해한 피난처로 도망쳤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복제인간 인권 운동에 뛰어들거나 혁명을 일으켰을지..
이 토론회의 주제는 두 가지입니다. 지혜복 교사의 A학교 투쟁, 그리고 전교조 운동이죠. 이 둘을 나란히 놓았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실은 당연히 전교조가 조합원인 지혜복 교사의 투쟁을 전혀 지원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여기 계신 분들은 그 사실을 규탄하는 입장이실 테고요. 물론 저도 그렇고요. 그리고... 그게 다입니다. 둘이 같이 한 것이 없는데 둘을 같이 두고 무슨 말을 합니까? 그러나 오늘 저는 이 '동참하지 않음'에 대해 좀더 깊이 파고들어 보려 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혜복 교사의 투쟁은 2020년대 전교조운동이 '가지 않은 길'을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전교조의 입장에서 지혜복 교사의 투쟁은 자신들도 그렇게 될 수 있었던, 그러나 되지 않기를 선택한, 그러나 여전히 될 수 있는..
올해는 내 교직생활의 여섯 번째 해이다. 그동안 내가 특히 관심을 가지고 탐구하면서 나름대로 실천을 시도했던 주제들은 다음과 같다. 민주시민교육, 계기교육, 문학교육, 그리고 회복적 생활교육. 짧은 경력 동안 여기저기 많이도 깔짝이고 다녔다고 할 수 있다. 아무튼 중구난방으로 보이는 이 주제들은 사실 내 안에서 하나의 키워드로 수렴된다. 평화.교실에서평화. 그것은 내가 몇 년 전에 다이소에서 샀던 분홍색 알파카 인형의 이름이기도 하다. 삼천 원이었나 그랬다. 평화의 역할은 학급 대화서클에서 사용하는 '토킹피스'이다. 외국 드라마 같은 데서 둥글게 둘러앉아 인형을 손에 쥐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본 적이 있다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평화는 나와 함께 다섯 개의 교실을 다녔다. 내가 가르친 아이들은 모두 평..
올봄 들어 심각한 정신적... 변비 같은 것을 겪고 있다. 글이 안 나와... 일기도 못 쓰고 블로그도 못 쓰고 심지어 140자짜리 트위터에도 할 말이 없어서 단말마 같은 덕질 발언만 하고 있다. (파루땅 귀여워!!) 어디서 원고 청탁이라도 들어오면 울면서 억지로 쓸 텐데 어째 올해는 아직 찾아주는 데가 없다. 언제든 신호만 오면 바로 싸겠다는(?) 마음으로 어딜 가든 노트와 펜을 들고 다니지만 그뿐이다.일기를 쓸 수 없다는 것은, 흔히 그러듯 귀찮거나 바빠서 못 쓰는 것이 아니라 각 잡고 일기장 앞에 앉아서도 한 글자도 쓰지 못한다는 것은 타인뿐 아니라 나 자신에게조차 할 말이 한 마디도 없다는 뜻이다. 일상은 여전히 존재한다. 매일 출근을 하고 밥을 먹고 책을 읽거나 뜨개질을 하고 종종 친구나 애인을..
교단일기를 쓰려고 노트북을 열었지만 개인적인 이야기부터 좀 하자면2026년은 내 인생에서 가장 큰 변화의 해가 될 예정이다.일단은... 그 뭐시냐... 결혼?을? 하기로 했다. 두둥!뭐 식장 들어서기 전까지는 모르는 게 결혼이라고 하지만암튼 올해 말로 날짜를 잡아놓고.. 상견례도 하고 플래너도 계약하며 이것저것 준비를 해나가고 있다.그중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사는 곳을 옮겼다는 것인데결혼을 하려면 둘 중 하나는 이사를 해야 했고, 그게 나인 편이 현실적으로 더 가능성 있었기 때문에,작년 말에 큰 결심을 하고 타시도 전출을 썼다.어쩌다 보니 벌써 세 번째 교육청이다.ㅎ 이렇게 된 김에 전국일주를 한번 해야 하나아무튼 전출 서류를 쓰고, 결과를 기다리고, 지원청 배정을 기다리고, 학교 배정을 기다리고, 광주..
해가 짧아지고 방학 동안 충전한 에너지는 똑 떨어지는 11월은 말하자면깔딱고개......작년 11월에 쓴 글을 본다. 무기력해서 죽어가고 있다.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아이고 죽겠다 죽겠다 죽겠다... 만 반복하다가 11월이 다 갔다.그러나 2024년 11월과 2025년 11월은 결코 같을 수 없다.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직 모두가 기억하니까...계엄령이 왔다가갔고(???)우리 모두는 결코 전과 같을 순 없어졌다.어떤 겨울이었나? 디킨스가 바르게 썼다. 최고의 시절이자 최악의 시절이었다. 계엄과 탄핵의 국면에서 나타난 모든 것들이 전에 한 번도 본 적 없는 완전히 새로운 것들이었지만, 동시에 모두가 과거의 모습을 다시 현재에 불러오려고 애쓰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니까 내란을 일으키려는 쪽도 막으..
시간과 물에 대하여(안드리 스나이르 마그나손)이렇게 말하면 미안한데 요즘 서점가에서 비슷한 느낌의 책을 많이 봤다. 뭐냐면 자기-서사와 생태적 지식과 문학적 표현을 잘 버무려서 에세이인지 논픽션인지 불분명한... 어쨌든 감동적이긴 한 그런 책들. 다들 떠오르는 제목이 하나쯤 있을 것이다. 아무튼 최근 몇 년간 베스트셀러 인문 분야에 그런 책이 많이 올랐다. 그래서 싫으냐 하면 그건 아니지만.아무튼 이 책도 저자 자신의 가족사와 아이슬란드의 고대 신화, 그리고 최근의 기후위기 상황을 엮어낸 에세이/논픽션인데 나는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이 책의 특별한 점은 일단 저자가 아이슬란드인이라는 것이다. 저자가 보여주는 가족의 생활 모습이나 기본적인 사고방식 같은 것들이 한국인과는 완전히 다르고, 익숙한 영미 문화..
오늘의 국어수업. 이야기를 읽고 생각과 느낌을 나누는 수업이다. 교과서에는 그림책 이 실려 있다. 당연히 조각조각 잘려 있기 때문에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왔다.그림책을 읽자고 하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그림책 자리'로 모여 앉는다. 먼저 표지와 제목을 보며 이야기를 나눈다. 왜 엉뚱한 수리점일까요? 이곳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여러분은 무엇을 고치고 싶나요? 시우가 "빨리 읽고 싶다"라고 중얼거린다. 책읽기를 시작하기 전에, 이렇게 아이들이 얼른 읽고 싶어서 애를 태울 때 가장 기분이 좋다.의 줄거리는 이렇다. 무엇이든 고치는 수리점 문앞에 어른들이 줄을 선다. 그런데 주인공 소이의 눈에는 고쳐야 할 것이 하나도 없다. 삐그덕거리는 의자는 소리가 재미있고, 화분에서 자라는 강아지풀은 간지럽히기 놀이..